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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92-대매물도 해품길-(체험론적 시창작과 힐링-박종현 강사님 칼럼)
이  름 평생교육원 시  간 2019-05-15 11: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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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섬, 대매물도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의 시 ‘섬’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고? 그러면 그 섬은 어떤 섬일까.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엔 그리움과 소통의 섬이 존재할 것이고, 서로 미워하거나 불편한 관계라면 단절이나 소외의 섬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바다에 있는 섬과 섬 사이엔 ‘물’이 섬을 가깝게도 하고 멀게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있는 그리움의 섬이나 단절의 섬은 ‘말’에 의해 생겨난다. 상대에게 따뜻한 말과 위로, 이해의 말을 건넸을 때는 두 사람 사이에 그리움과 소통의 섬이 생기고, 이에 비해 비난하거나 상처 주는 말을 하면 두 사람 사이에 고립과 단절의 섬이 생긴다. 오늘은 서로 사랑과 화해, 그리움의 섬에 닿기 위해 명품 걷기클럽인 ‘건강 하나 행복 둘(회장 이준기)’회원들과 함께 대매물도를 탐방했다.

매물도, 좀 특이한 이름 때문일까, 오래 전부터 필자의 호기심을 끌었던 섬이다. 몇 년 전, 거센 바람 때문에 되돌아와야 했던 아쉬운 경험이 있었던지라, 오늘은 꼭 그 섬에 닿고 싶었다. 매물도는 메밀이 많이 생산된다고 해서 메밀도, 이 메밀도를 경상도 발음으로 매물도라고 불렀다고 하나 실제로는 매물도의 모양이 군마의 꼬리를 닮아서 마미도(馬尾島)라고 했는데, 그 마미도가 매미도-매밀도-매물도로 바뀌어서 지금의 매물도가 되었다고 한다.

바다를 품고 걷는 길인 대매물도 해품길은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6코스 중, 5코스에 해당되는 둘레길이다. 미륵도 달아길, 비진도 산호길, 연대도 지겟길, 한산도 역사길, 소매물도 등대길 등 이름만 들어도 걷고 싶은 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라고 한다. 거제도 저구항에서 30분 정도 배를 타고 대매물도 당금마을에 도착했다.



◇천혜의 절경을 거느린 대매물도 해품길

당금마을 입구에 마을 생활거리 안내도가 있었다. 목판에 새겨놓은 글자들의 빛이 바래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안내판이다. 섬마을답게 아주 소박한 마을 안내도다. ‘제주해녀를 데려온 할머니’, ‘고기도둑 매갱이(해달) 노는 곳’, ‘어부들의 새벽 이야기터’ 등의 내용을 손글씨처럼 써 놓아 정겨움과 함께 안내도가 가리키는 곳으로 얼른 발걸음을 옮기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당금마을 골목길 바닥에는 푸른 바다색 페인트를 칠해 놓아서 처음 오는 사람도 이곳이 매물도 해품길의 출발점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매물도 해품길은 ‘당금마을-매물도분교-동백터널-홍도전망대-삼거리-장군봉-동백나무군락지-꼬들개-후박나무군락지-대항마을’로 이어지는 5.2㎞의 트레킹 코스다. 섬과 섬은 물이 있어 서로 닿을 수 있듯이, 마을과 마을은 길이 있어 서로 소통할 수 있다. 당금마을에서 대항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바로 둘레길의 명소인 해품길이다.

마을 뒤켠 수확을 기다리는 방풍나물 밭과 매물도 발전소를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니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다. 활처럼 휜 해안이 큰 바다를 안고 있는 형상이다. 이러한 풍경을 보는 순간, 왜 매물도 둘레길을 해품길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 언덕길을 따라가자 지금은 야영장으로 바뀐 한산초등학교 매물분교가 나타났다. 여러 개의 텐트가 운동장 모서리를 채웠고, 가족인 듯한 야영객들이 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참 정겹고 낭만적이다.

바다를 품고 걸어가는 길모퉁이마다 서린 꽃들의 이야기며, 동백과 대나무로 어우러진 터널길에서 바람이 들려주는 섬이야기를 들으면서 걷는다.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다 앞서가는 발걸음이 멈춘 곳은 으레 절경이 펼쳐져 있다. 바다와 섬이 만나는 모퉁이마다 빚어놓은 낯선 풍경이 탐방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내려다보면 바다와 해안이 만든 절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바다 위로 작은 낚싯배 하나가 지나가도 새로운 풍경을 그려내는 매물도다.

걷기에는 더러 가파른 길이 있어야 걷기의 참맛을 느낄 수가 있다. 당금마을 전망대부터 장군봉까지의 능선길은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이어져 있다. 거칠어진 호흡을 머금고 올라가다가도 새롭게 펼쳐지는 절경이 팍팍한 발품을 덜어주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이 땀을 씻겨준다. 때마침 동백과 후박나무들이 떼를 지어 힘들어하는 탐방객들에게 잎들을 반짝이며 응원해 주고 있다.



◇전설이 현실로 바뀌는 날

높이가 210m밖에 안 되는 장군봉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다. 장군봉 정상에 닿자, 장군이 군마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군마상(軍馬像) 조형물이 당당한 자세로 탐방객들을 맞이해 주었다. 장군이 말등에 올라타고 출정에 나서는 날, 장군봉의 정기를 받아 태어난 위대한 인물이 매물도를 세상의 중심무대로 만드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전설은 고된 삶을 살아온 섬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전설이 되어 전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옛날에는 임금이 사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사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다. 그렇다면 장군봉 군마상에 서린 전설은 전설이 아니라 현실인지도 모른다.

장군봉 전망대에 서자, 손에 잡힐 듯 소매물도가 가까이 있었다. 등대섬을 거느린 모습이 장군봉에 세워놓은 장군의 지휘를 따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정상에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탐방객들은 고된 발품을 보상이라도 받은 듯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장군봉을 내려오는 탐방객들의 걸음은 여유로웠다. 아름다운 풍경은 눈에 담고, 망망대해는 가슴에 품고, 휘파람새의 경쾌한 노랫소리는 귀에 담은 채 대항마을로 내려왔다. 멋진 풍경 속에서 함께 트레킹한 탐방객들은 마음속 깊이 소통과 사랑, 그리움의 섬 하나씩 품고 바다를 건너고 있었다.

/박종현 시인·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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